내년 3월 5G 상용화를 앞둔 지금, 가장 주목받는 곳은 네트워크 장비업계다. 향후 5~6년간 이통사들이 5G 통신망 구축에 최소 20조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중소장비업계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화웨이나 노키아, 에릭슨 등 해외 대기업들이 대부분의 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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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화웨이가 저희 회사보다 작을 때가 있었어요." 국내 한 장비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1987년 설립된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 170여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근무하는 직원들만 약 18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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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처럼 화웨이가 크게 성장한 배경으로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중국 내 일감 몰아주기를 꼽는다. 화웨이의 지난 10년간 R&D 투자금액은 3천940억위안(약 67조3천억원)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화웨이에 여러 일감을 줌으로써 화웨이가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장비업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해본 경험이 중요한데, 화웨이는 중국 내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시스코 또한 미국 내 사업을 수주하며 커온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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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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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미국이 그랬듯이 우리도 무조건 국내 중소기업에 일감을 몰아주자는 시대역행적인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이는 외국 공급자 사이에 차별을 둘 수 없다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위반된다. 다만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국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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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공공부문에서 외산 장비 도입 비중은 70%를 차지한다. 국산장비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업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것'과 '금방 고장날 것 같은 불안감'을 꼽는다. 요약하자면 국산장비는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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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국산장비를 써 본 공공기관에서는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국산장비를 써본 적이 없는 공공기관일수록 국산장비가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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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지난 19일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2·5호선 LTE-R 개량 사업을 발주하면서 방식을 '2단계 최저가 입찰제'로 정했다.

2단계 최저가 입찰이란 1단계에서 기술 점수가 일정 점수(85점) 이상을 통과하면 2단계는 가장 최저가를 제시한 사업자가 수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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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기술 점수만 넘기면 되니 이는 사실상의 최저가 입찰제인데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제일 싼 값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최저가 방식이면 값싼 중국산 제품이 들어올 확률이 높은데 그러면 국내 업체가 밀려날 뿐만 아니라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반응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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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G 통신장비로 중국산 제품을 쓰지 않고 국산 중소기업 제품을 쓰게 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물론 5G 장비 구매는 이통사의 몫이다.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이 문제가 올라왔다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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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1995년 우리나라가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 신화'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퀄컴은 CDMA 기술 하나로 무명 중소 벤처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퀄컴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당시 한국 IT산업과 상생협력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다시 국내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5G 기술개발에 나선다면 제 2의 퀄컴, 제 2의 CDMA 신화가 다시 나오는 것은 꿈만은 아닐 것이다.

출처 :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80625100421&type=det&re=